제주도 4

7살 아들과 아빠의 제주 한달살기 - 둘째날

2020. 7. 16 전날 그렇게 피곤했음에도, 아침에 눈이 번쩍 떠졌다. 해가 뜨며 집이 환해진 것도 있지만, 새들이 워낙 재잘재잘 떠들었기 때문이다. 서둘러 토스트를 해 먹고, 부랴 부랴 수영복을 입히고 금능 해변으로 갔다. 금능 해변은 협재와 이어져 있는데, 모래가 매우 곱고, 깊이가 얕아 물이 따듯하다. 그래서 6월 중순의 바다임에도 수영하기 좋고 안전해서 아이들과 부모들에게는 천국이다. 협재 해변과 금능 사이에는 야자수로 뒤덮힌, 캠핑장으로 쓸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 이곳도 좋다. 한달 내내 연우와 금능에서 놀았지만, 지루했던 기억이 단 한번도 없었던 금능 해변. 아이부터 너무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연우 또래의 친구들도 많아 같이 놀기도 좋다. 화장실도 해변에 바로 붙어 있다. ..

7살 아들과 아빠의 제주 한달살기 - 첫째날

2020. 6. 15 연우와 제주도로 떠나는 첫날이다. 아침일찍 녹동항에 도착해서 배에 차를 실었다. 원래 가족은 차에서 내리고 운전자만 배에 차를 실어야 하지만, 아이밖에 없다는 설명에 함께 갈 수 있었다. 배에 차를 싣고 배에서 걸어 나오는 길은 차가 계속 드나들고, 조금은 좁고 위험하기 때문에 아이한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터미널로 연우와 걸어나와 차량비용을 정산했다. 차를 실으려면 출발 1시간 반 전에는 와야되기 때문에 기다리기가 좀 지루했다. 녹동항 안에 매점에서 혹시 모를 멀미가 있을까봐 멀미약을 사 먹었다. 멀미약은 약간 썼지만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이후 8시 40분경부터 배를 타고, 9시에 배는 서서히 녹동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리를 지나갈 때 즈음 배는 뱃고동을 시원하게 두세차..

아빠와 7살 아들, 제주도 한달살기 - 울산에서 제주도 가는 배편(2)

울산에서 애랑 제주도에 차를 가지고 가기 한달살기를 하려면 짐이 많고, 차가 필수적이다. 한달동안 렌트할 순 없으니까. 이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뭘까? 1. 아이의 컨디션, 2. 소요시간, 3. 비용 이 되겠다. 가는 방법은 1.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비행기를 타는 법 2. 자차로 가는 법이다. 그런데 대행서비스는 그 비용이 엄청나다. 일단 인건비에서 차이가 났고, 부산에서 가는 배편의 배삯 자체가 엄청나다. 중형차가 21.2만원이다. 대행서비스까지 하면 40만원이 훌쩍 넘어가 버린다. 시간 많은 백수인 나는 2번을 택했다. 배편 선택의 여지가 없다. 1. 부산항 : 아이랑 지루한 배의 3등석 난민촌에서 12시간을 지낼 것인가?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게다가 코로나 시국. 7시엔 또 어떻게 깨울텐가..

아빠와 7살 아들, 제주도 한달살기 - 시작(1)

2020년, 회사에서 보내준 국내외 석사과정, 모든게 망했다. 회사 교육 승인으로 꿈만 같던 신촌 대학가, 뉴욕을 누비는 상상을 했었더랬다. 1년 동안 전일제 교육이니 얼마나 좋을지, 그리고 방학 동안 해외여행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교육 시작과 동시에 기대했던 3월, 대학가의 싱그러움과 벚꽃은 어두컴컴한 집에서 Zoom 이라는 신기한(잠시 동안) 어플과 함께 뒹구는 생활로 바뀌어 버렸다. 방학기간에는 뉴욕 근교의 대학으로 학습을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취소 되고, 교수는 위로인지 뭔지 유튜브로 캠퍼스를 구경시켜 준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어차피 해외는 못가니 국내, 제주도로 방향을 틀었다. 내 나이 40대. 훌쩍 떠나고 싶다. 애도 내년이면 학교를 가는데... 아이랑 추억도 만들고 싶었다. (낚시도 해 ..